














































말 그대로 천황의 거처....를 둘러싼 정원이라고 해야하나.
천황이 살고 있는 집으로는 접근이 안되서 들어갈 수 없었고.
그 주변만 둘러보고 기념관에 들어가서 사진들만 구경하다가 집으로.
이번 천황은 인상이 참 좋아보인단 말이다.
마침 이 날은 날씨가 꽤 따뜻해져서.. 봄 기운을 만끽하며 산책..
역시나 이곳도 봄이 오면 무척 아름다울것 같은 곳이었다.
주위에 빌딩들이 즐비해 있지만 내가 간 날은 휴일이라..
양복을 입은 회사원은 보이지도 않고 근처에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런거 보면 일본은 다른 건 몰라도 달리기를 하기에는 어디든 괜찮아 보인다고 해야 하나.
지금 내가 사는 곳은 대도시가 아닌데도(시골이다)..
그래서 그냥 교통 법규 같은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차는 인도든 어디든 빈자리에 아무데나 대면 된다..
단속하면 그건 단속하는 사람이 잘못인 것 같다.
차들은 아예 신호는 무시하고 달리니..내가 조심해야지.
다만 도로를 벗어나면 그때부터 달리기에 무척 좋다.
게다가 공기는 서울과는 비교조차 안 되니까.
기념관에서 나루히토 천황과 마사코 비의 사진들을 많이 봤는데.
그 스토리는 익히 알고 있었으니 감회가새로웠다.
한 나라가 가진 문화를 질적인 차이에서 논한다면
내가 사는 곳에서는 이런 저런 격렬한 사건들이 많아서
뭔가를 파괴하고 뒤집어 엎는 일이 많다면..
일본은 글쎄 충격이 있다해도 결국엔 어찌어찌해서라도 이어가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도시의 모습 자체에서부터 어딜가나 세월의 흔적은 있어 보여도
잘 가꾸고 유지해 놓은 그런 느낌이 든다. 우리처럼 낡은 게 있으면
부수고 생뚱 맞은 것으로 대체해 버리는 그런 느낌은 결코 아니다.
하물며 건물 하나를 새로 지어도 우리처럼 주위를 모두 무시해버리려는 그런 시도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일본 사람들이 남 눈치를 봐서 그런가. 그런 부분은 좋은 것 같다.
주택들이 다들 비슷한 높이로 지어져 있으니까.
산책하기에는 꽤 좋았던 곳 같은데..이 날은 날씨가 꽤 따뜻했다.
그래서 주위에 반바지에 나시를 걸치고 조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다..
나는 청바지에 두꺼운 점퍼를 손에 들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녀서 그런 건지도..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날 나도 저렇게 땀 흘리며 운동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곳 도쿄에 내 물건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돌아갈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봄 기운이 만연한 토요일.. 흠뻑 땀흘리고 집에오자마자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 놓은 뒤..샤워를 마친다
그리고는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미리 사두었던 책을 읽는다
그러다 소파에서 곯아 떨어져 잠이 들었다가
스산한 찬바람에 눈을 뜨면 어느덧 주위가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나른한 기분이 느껴지는 가운데 배에서는 살짝 허기가 찾아온다.
머릿속에는 대체 뭘 먹어야 할까 하는 작은 고민이 생겨나고 있고
바로 그 순간 눈에 들어온,
석양이 가득 들어찬 거실이 마치 남의 집처럼 낮설게 느껴진다..
아 그러고 보니 여긴 도쿄였지....
아쉬울 것 없던 주말이 어떤 쓸쓸함으로 채워지려던 순간 어디선가 요란한 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나긋한 여자의목소리
"혹시 메구로강에 벚꽃을 보러 가지 않겠어요?"
이러면 무척 설레일 것 같은데...
내가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철이 덜 든게 분명하다.
확실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내가 살고있는 곳은
이제 좀 질척거린다.
딱히 주말에 가고 싶은 곳도 없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거기서 다른 누군가가 생각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아마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걸어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이즈음부터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파는 커피에 질려버린 것 같다.
몇 군데 꽤 맛있는 커피를 파는 개인 가게를 가본 적은 있지만..
여행을 하면서 그 근처만 맴돌수도 없는 노릇이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달리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야외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본은 참 괜찮은 곳일 것 같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공기도 깨끗하고 그리고 적당히 습도도 높은 것 같고
다만 여름에는 잘 모르겠네.
겨울에 이 정도 습도면 여름에는 굳이 안 와봐도 무지막지할 것 같은데..
그래도 나는 뭐 사계절 중에 제발 겨울만 사라져라 하는 사람이니까.
겨울은 나한테는 질병 같은존재다.. 내 인생에 비참한 일은 모두 다 겨울에 일어난다.
그리고 나면 봄을 맞이한다....
(야스쿠니 신사는 ... 언급을 자제 해야겠지...
대신에 아야세 하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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