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머물렀던 숙소가 있는 곳이 오시아게 역 근처..걸어서 10분정도?
세계 최대 전파탑인가 유명한 `스카이 트리`가 있어서 사람들이 늘 북적이긴 한데..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아 도쿄타워는 갔어야 하는데..깜빡했네)
다만 오시아게 주택가는 미로처럼 복잡하게 되어 있다기보다
비슷하게 생긴 집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집 찾느라 애를 먹었는데.
나중에는 근처에 있는 우에노에서부터 아사쿠사. 오시아게 까지 ..
스카이 트리만 바라보며 걸어가면 되니까 길 찾기는 무척 편했던 기억이 난다.
전파탑은 모르겠고 그냥 아주 멋진 나침반이라고 보면 된다.(게다가 무려 야광이다)
앞서 말했듯 도쿄는 처음 인데
( 그렇다고 일본의 다른 곳을 많이 가 본 건 아니고 한 주 전에 가본 오사카가 젠부)
제일 의아했던 부분이 내가 머물던 동네는 8시만 되면 길에 사람이 없었다.
집에 불이 켜진 걸로 봐서는 다들 있는 것 같은데..돌아 다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해야하나.
뭐 겨울이라 그럴 수 있다 쳐도 날씨는 여기에 비하면 초 봄 정도로 따뜻했었고..
난 그래서 일본이란 나라는 참 조용하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코로나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가 출국 할때만 해도 그 숫자가 30명이었나 .. 그랬던 것 같은데
일본에 머무는 동안 점점 올라가더니 돌아오는 날은 2000명이었으니까.
카메라 고르는데 고민이 깊어져서 예약되어 있던 여행을 미루려 했었는데..
비행기 티켓이 변경이 안된다는 바람에 예정대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뉴스를 보니 미뤘으면 아마 몇 달은 못갔을 것 같다.
14일간 자가 격리라니...
재밌는 건..내가 머물던 숙소에 중국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미국으로 바로 입국이 안되서 그것 때문에 일본에 2주를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좀 많은데......다음 기회에.... 아니 그냥 하지말까...
(이건 절대로 상관없는 질문인데 머리 긴 여자들은 보통 드라이어로 말리고
나면 당연히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치우지 않나요? -
이건 샤워실 배수구에 옹기종기 사이 좋게 모여있는 머리카락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시아게 역 주변은 그냥 주택가.
스카이 트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된다.(그렇겠지?)
지도만 봐도 도쿄에서는 외곽지역이니까
대신 아사쿠사는 많이 달랐다. 말 그대로 번화가
위에 보이는 절인가 탑인가.. 주위로 해서 음식점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다만 별로 관심이 없어서 대충 한 번 훑어 보는 걸로 만족했고 ..
다음이 우에노 인가.. 거기서는 예전에 미시마 유키오가 연설을 했고
당시에 실제로 불타기도 했다는 도쿄대학의 야스다 강당을 한번 구경해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길이 꼬이는 바람에 가지 못함..
동물원 박물관 이런 곳도 있다고는 하던데..다음 기회에
집 근처에서 주로 갔던 곳은 아사쿠사 우에노가 있는 서쪽이 아닌 동쪽
.. 구 에도가와? 신 나카가와? 뭐 그런 이름의 강이 아래로 쭉 따라 흐르는데
그 길 따라 많이 걸어다닌 것 같다. 일본에는 아파트가 없어서
별 것 아닌 집들도 자세히 보면 재미가 쏠쏠했다고 해야 하나.
그건 처음의 여행 목적에도 포함되니까
이번에 일본 여행을 가게 된 것은..뭐 여러 이유가 있겠다만..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책 때문인데.. 그거야 당연히 하루키의 책.
소설 속에 나오는 지명 그리고 주오선,야마노테선 뭐 이런 것들을
눈으로 넣고 싶었다고 해야하나..물론 책에 나온 장소를 따라 여행을 한 건 아니지만... 확
실한 건 이번에 돌아와서 다시 책을 읽어보니까 머릿속에 다른 것들이 떠오르긴 한다.
그런 거 보면 머리는 신기한 녀석이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어느정도 일본의 모습은 봐왔지만
그래도 실제로 보고 나니까 느낌은 많이 다른 것 같다.
책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실은 가보고 싶었던 곳이 한 군데 더 있었다.
그건 스테판 르멜과 레나 모제가 쓴 `인간 증발`이라는 책에 소개된 곳인데.
내가 머무는 곳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산야`라고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한국으로 치면 달동네라는 명칭이 될테고
지금은 달라졌다고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랑자들이 모여살던..
일본정부에서도 한동안은 지명에서 삭제시켜버렸을 정도인 그런 동네다.
(대단한 나라다. 자기나라 국민도 격리)
우범지대라고도 하고 말들이 많긴 한데..궁금증이 있었다고 해야하나..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일본에서는 절대 쓰면 안되는 말이라고는 하던데
`부라쿠민` 인가..굳이 뜻을 번역하면 불가촉천민 이런 의미일까.
이 사진작가도 하루키를 좋아하는지 책의 서문에
하루키의 말을 인용한 구절이 나와서 무척 반가웠던 기억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물의 이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숨어 있다"
이 문장이었던 것 같은데..
나도 내가 왜 이런 곳에 궁금증을 느끼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이때쯤 도쿄의 화려한 불빛에 슬슬 지겨워 져서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고..
결국 그래서 어느 날 아침 운동화를 신고 .. 카메라는 내려 놓고
( 사진도 몰래 찍어야 한다 그래서 겁이 났다)
조깅을 하는 차림으로 처음으로 강의 위쪽을 따라 뛰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결국은 그냥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가다보니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아무래도 다음에 좀 진지한 마음으로 둘러 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나?
그날은 마침 아침부터 비가 올것처럼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랬는지도.
이 지역은 에도 시대부터 사형장이 있었고 ...
팔려오는 여자들로 만들어진 유곽이 있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한과 눈물이 서려 있는 곳은 분명한 것 같다,
예전에 다른 데서 읽은 내용인데. 그 바로 옆에 있는 코이와 역이었나..
여기도 투신해서 자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치를 썩였다고 하니.
터 자체가 기운이 좀 남다른 곳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 머릿속에 든 내용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곳이어서...
그래도 도쿄이고... 지대가 주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덕에
요새는 고층 건물들도 들어서고 있다고는 하는데...
문득 "태엽감는 새"에 나오는 새의 석상이 있던 집이 생각난다. 미야와키 저택이었나.
"세타가야구의 명물 , 목매 죽은 집의 수수께끼"
이런 거 보면 하루키는 호러소설도 꽤 잘 쓸 거 같단 말이다..
(유미요시가 돌핀호텔에서 이상한 층에 내릴 때도 나는 소름이 돋던데)
아무튼 무서운 이야기는 딱 질색이라..여기서 그만
도쿄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몇 군데 있는데..
메이지 신사와 메구로 강을 빼고는 가다가 문득 발이 멈추거나
아니면 버스를 잘못 타서 다른데로 가버리던가..
아니면 중간에 다른데 눈이 팔려서 그 쪽으로 가버리던가 해서 기회를 놓쳐 버린 것 같다.
뭐 이번에는 인연이 없나 보지.
그래도 쓰키지 시장에서 생선은 한 마리 사봤어야 하는 건데..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앞서 말했듯 이 날은 날씨가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기분도 착잡했던 것 같다. (나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
나는 일본 드라마를 무척 좋아하는데..거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하하호호 웃고 있어도 일본의 현실이 그럴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마침 이 날은 돌아오는 내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갑자기 사우나에 들어온 것 처럼 숨이 턱 막히는 기분
( 아마도 이날 습도가 높아서 이겠지?) 갑자기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주위에 보이는 건 깨끗한 거리. 질서있는 시민..
잘 가꾸어진 공원인데..그만큼 어떤 메뉴얼이 있으면 잘 지킨다는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국민성이 사람에 대한 차별과. 배척이런 쪽으로 향한다면
그건 무척 철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시간 지나면 적당히 넘어가주고 이런 거 없을지도.
다시 말하면 한 번 낙인이 찍히면 그 누구도 손 내밀어 주지 않는다..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쥐덫?" 입구는 있는데 출구는 없다 해야 하나)
그건 상상만으로도 나를 충분히 기운 빠지게 만들었다.
이런 나라에서 살아남으려면 방법은 문제가 생겨도 무조건 감추는 수 밖에는 없을지도...
그런 거 보면 사소설이라는 장르가 일본에서 왜 발달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여행을 오고 나서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들뜨지 않았던 이유도
어쩌면 거기에 있었는지도. 살아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다만.
어쨌든 사람들 얼굴에 표정이란게 없어 보인다. 인상을 쓰고 다니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서구권에서 온 외국인 학자나 기자들이 쓴 책이 찾아보면 꽤 많은데..
이 책도 그렇고 마사코 황태자비에 대해서 쓴 책도 그렇고..그 외에도 장르가 다양하다.
확실히 그들의 눈에도 일본은 서구권을 떠나 다른 아시아권과 비교해도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니 당연히 관심이 생기는 것일 텐데...
다시 말하면 어쨌건 매력은 있다고 해야하나 .
나는 문화나 그 쪽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의 국민성?
여기에 대해서는 이해가 될 것 같다가도 문득 고개가 갸우뚱거려 질 때가 맞다.
국민성이 일본과 가장 비슷해 보이는 나라가 저기 지구 반대편에?? 그 나라 인 것 같은데.
두 나라다 전쟁 중에 한 짓을 보면..판박이라고 보면 될 듯.
그 것도 매뉴얼 대로 별 고민 없이 시키는 대로 철저하게 잘 한다.
(문득 먼 북소리에 소개 되었던 전쟁중에 독일의 비행기공습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건 너무 철저해서 그리스 사람들도 겁이 났다고.)
일본사람이 서양인에게는 관대한 것 같은데 독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것을 보면
서로 비슷해서 기피하는 것일지도, 딱히 나치를 비난할 자격은 없어 보이는데..
단체로 모여서 치사한 짓 하는 건 일본이 세계 제일인지도.
(물론 과격한 것보다는 낫겠다만)
그런 것들을 제대로 알려면 최소한 10년쯤 살아보고
수많은 인간들과 신비로운 경험을 해봐야 하겠지만...이제 그러기에는 늦은 것 같고..
다만 여기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볼수록 그런 것들이 꽤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디로 튈지 모를 예측불허함보다는 어떤 의외성이 감춰져 있을 것 같다고 해야할까.
그 의외성의 정도를 표현하자면 글쎄.
( 예를 들면 "노르웨이의 숲"에서 알고보니 나오코가 처녀였다든가 하는 그런... )
일본 사람들 보고 있으면 왜 이런 느낌이 생겨나는지 나도 모르겠다. 너무 조용해서 그럴지도
하긴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눌러 앉아서
그걸 연구하고 책을 내고 있겠지..소설도 뻔히 보이는 건 한 번 읽고 안 보게 되니까.
다만 사람 간의 다툼을 생각해보면..
그건 결국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행위이고
다르게 말하면 눈앞에 뭔가가 나타났을때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관점으로 보면 일본인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겉과 속이 다르다?
이런 말을 많이 하던데 그 말이 나올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무언가를 아주 잘 감춘다는 뜻 같기도 하다..
표현하는 것과 감추는 것,둘 중에 뭐가 좋고 나쁜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둘 다 피곤하다,적당한 게 최고지)
다만 무언가를 완벽하게 감출 줄 아는 사람은
드러내는 사람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진다..
또 한번 예로 들어서 송구스럽지만...
그건 꼭 나오코 같은 여자라고 해야 할까...
진실을 알게 되기 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놀랍게도 이 세상에는 자신의 머리카락조차 감추지 못하는 여자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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